서서히 소멸해가는 타이젠 스마트폰과 타이젠OS. 안드로이드의 세상이 오고 있다.
타이젠은 삼성이 컨슈머 제품을 내놓으면서 안드로이드의 대항마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잠시동안 준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갤럭시 Z4 모델은 이미 나온지 2년이 다되어가고 더 이상의 타이젠OS 대응 스마트폰이 나온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그나마 이 제품의 타겟이 저사양의 중저가 개도국 시장을 타겟으로 한 것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이 모델 조차도 만날일은 사실 없었습니다.
웹OS 기반의 운영체제가 타이젠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파이어폭스OS도 있었고, 지금은 피쳐폰 시장용 타겟인 카이OS도 있습니다.
스마트TV 전용으로 쓰고 있지만 LG전자의 웹OS도 있습니다.
파이어폭스OS는 이미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이유는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파이어폭스OS도 마찬가지로 중저가 폰을 알카텔 등의 제조사를 통해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했습니다.
이유는 쓸만한 앱이 현저히 부족했고, 최적화가 덜되어 저가폰 타겟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사용감이 떨어져서 만족할만한 사용자 경험을 전혀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파이어폭스OS 폰을 하나 보유하고 있지만, 과거 사용경험에 비추어보면 ㅆㄹㄱ 라는 말 외에 다른 표현은 사실 떠오르지 않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가격입니다.
가격에 민감한 개도국 시장에서 이것보다 더 중요한 구매 포인트는 없습니다.
타이젠OS폰이나 파이어폭스OS 폰은 인도와 같은 개도국 전용으로 저사양 하드웨어 스펙에 맞춰 만들어졌고, 몇몇가지 번들앱을 포함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스마트폰이었지만, 안드로이드폰의 급격한 가격인하로 인해 가격 경쟁력 조차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샤오미의 신모델 홍미고(Redmi Go) 는 필리핀에서 90$에 판매됩니다.
2월에는 인도시장에도 출시될 예정이고, 가성비로 이 제품을 뛰어넘는 제품은 한동안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샤오미의 홍미고 제품은 철저하게 개도국 시장 타겟 제품입니다.
만듦새도 괜찮습니다. 하드웨어 사양은 철저하게 저가폰이지만 아이폰SE를 연상시키는 듯한 전면 느낌과 5인치 액정, 대용량 배터리 등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안드로이드 8.1 오레오(고에디션)를 운영체제로 하고 있고, 게임을 돌릴게 아니라면 충분히 쓸만한 스마트폰입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이나 LG의 가장 낮은 엔트리 모델과 유사한 사양이고, 위아래 베젤도 조금 넓지만 90$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대는 저가격을 무기로 삼기위해 낮은 하드웨어 사양에 맞는 가벼운 대체 운영체제를 선택해야 했던 상황을 완전히 바꿔버렸습니다.
거기에 구글이 개도국 시장용으로 더 낮은 사양의 스마트폰을 위한 안드로이드 고에디션을 내놓았습니다.더이상 낮은 하드웨어 사양에 맞추기 위해 메모리를 적게 먹는 가벼운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찾을 이유가 없습니다.안드로이드 고에디션을 채택한 홍미고는 그것을 증명했고, 저사양 스마트폰의 최대 시장인 개도국 시장에서도 안드로이드OS의 독주는 저점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도 M10, M20이라는 안드로이드OS(고에디션) 기반의 저가폰을 인도 시장을 시작으로 개도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더이상 타이젠OS 폰은 나오기 힘들것이라는 뜻입니다.
하드웨어 사양이 좋아지면서 안드로이드OS가 구동하는데 충분히 문제없는 수준이 되었고, 압도적인 앱 환경이 받쳐주기 때문에 다른 OS를 스마트폰에 채용해서는 경쟁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최근 삼성은 2월 26일부터 타이젠OS 기반의 갤럭시 앱을 단종(더이상 업데이트가 없음) 한다고 공지를 했습니다.
제조사 번들앱의 단종은 삼성의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대항마 OS 계획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봐야 합니다.
아마도 삼성 Z4는 마지막 타이젠 폰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와 함께 컨슈머 스마트폰용 타이젠OS의 추가적인 개발이나 번들앱의 업그레이드도 서서히 중단되고 소멸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자 저변도 사실상 전무하다시피해서 써드파티용 타이젠 앱이 더이상 나오고 있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타이젠OS의 스마트폰 시장 진입은 실패를 한것으로 봐야합니다.
타이젠도 나름 계속 버전업을 해서 5.0까지 업그레이드 되었지만, 더이상 우리가 타이젠OS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제품을 만날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져가고 있습니다.
갤럭시와치에 타이젠을 계속 채용할지도 사실 현재로서는 불투명합니다.
LG전자의 웹OS처럼 스마트TV나 임베드 기기들용(스마트 와치나 헬스케어 기기들) 전용으로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상대적으로 리소스를 많이 먹는 안드로이드OS를 대신하는 역할 정도겠지만, 그나마도 안드로이드웨어OS가 계속 버전업되면서 타이젠의 설자리를 점점 좁게 만들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을 제외한다면 이제 온세상의 모든 IT 기기들이 안드로이드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대제재가 없다는 건 소비자에게는 결초 좋은 상황이 아닙니다.
구글을 정책에 따라서 제조사들이 휘둘릴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그만큼 경쟁이 줄어들면 소비자에게 돌아갈 이익도 줄어들게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