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알파인 클럽 벨라 쉘터 사용기
작년 여름쯤에 사서 잘 쓰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올해는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캠핑 장비 창고에 쌓여서 썩어가고 있어서 사용기라도 써보기로 했습니다.
솔캠용으로 제주도에 백팩으로 갈 때 싸갈 수 있는 쉘터가 필요해서 구입했습니다.
원래는 중고로 구입하려고 했는데, 불발로 화가 나서 화김에 새걸로 사게 되었습니다.
가격은 29만원.
일년 지난 지금도 29만원.
무게가 가벼워서(팩 포함 3Kg 내외) 백팩에 넣어서 가는데도 크게 무리는 없었습니다.
야전침대에 쉘터로 혼자서 쓰기에 적당한 크기입니다.
2인은 빡빡하게 써야 해서 쉘터 단독으로만은 2인 이상은 약간 비추입니다.
구조적으로 직각에 가깝게 쉘터 월이 서 있기 때문에 바람을 많이 탑니다.
처음에는 조금 불안했는데, 제주도 해변 똥바람을 버티는 걸 보고 안심했습니다.
물론 포함된 팩 16개를 다 박았습니다.
바람은 타지만 신기하게 잘 버팁니다. 하루종일 부는 똥바람을 잘 버텨냈습니다.
가운데 부분에 폴대가 없기 때문에 피칭을 잘 못하면 가운데가 살짝 쳐집니다.
그냥 써도 상관은 없는데, 우천시 가운데에 웅덩이가 생기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피칭은 가능하면 짱짱하게 해주는게 좋습니다.
처음에 피칭을 느슨하게 했다 지붕 가운데 저수지?가 생기는 경험을 했습니다.
덕분에 방수 능력은 확실하게 확인했지만, 한밤중 폭우에 지붕에 웅덩이가 생긴걸 보고 텐트가 무너지는 줄 알고 자다말고 허겁지겁 팩 더 박고 피칭 다시하는 삽질을 했습니다.
구조가 독특해서 폴대 2개 구주로 뼈대가 구성되고, 그거 자체로 자립이 됩니다. 클립만 걸면 바로 완성되기 때문에 설치도 쉽고, 텐트 구조도 독특해서 개성도 있습니다.
철수도 반대로 하면 되고, 철수도 쉽습니다.
다만 앞에 말한대로 구조상 바람을 많이 타기 때문에 강풍을 맞으면 텐트 폴대가 갈대처럼 살짝 살짝 기울어지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환기창 구조도 조금 독특해서, 지퍼로 환기 창을 열고 닫는게 아니라 클립 형태로 고정을 하기 때문에 사이에 약간 틈이 있게 되고, 그 사이로 바람이 조금씩 들이칩니다.
자연 환기가 되서 좋기도 하지만, 밀폐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역시나 강풍이 불면 약간씩 바람이 들이칩니다.
장점
- 가볍고, 예쁘고, 모양 독특하고, 설치/철수 과정 간단하고, 방수력도 좋고, 4면 메쉬여서 통기성도 좋습니다.
- 솔캠이나 조금 빡빡하게 가면 두명이 가볍게 쉘터용으로 사용하기 좋습니다.
- 2P용 백패킹 텐트랑 조합하면 거실용으로 상당히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수직으로 서있는 형태여서 크기에 비해 공간이 많이 나옵니다. 가로/세로 2미터씩 정도되는 좁은 공간인데, 혼자 쓰면 비교적 넉넉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단점
- 앞에 말한대로 수직으로 서있는 형태의 쉘터이기 때문에 바람을 많이 탑니다. 강풍을 이기려면, 포함된 팩 16개를 다 사용해야 합니다.
- 화이트그레이 색상이어서 타프로 그늘을 만들지 않으면, 직사광이 비치는 환경에서는 실내가 미친듯이 빨리 더워집니다. 여름철에는 타프 그늘 없으면 사용 못합니다.
- 화이트그레이여서 설치하면 무척 예쁘지만, 때가 잘 탑니다. 우천시에 사용하면 하단부에 빗물 튀면서 얼룩이 남습니다.
- 구조적인 문제인데 가운데에 폴대가 없기 때문에 가운데 부분이 약간 쳐지고, 야간에 전등을 걸 수 있는 고리가 가운데 없습니다. 대안으로 텐트 좌우에 걸어서 연장하는 끈이 들어있는데, 끈 가운데 등을 달면 끈 자체가 쳐지면서 계속 걸리적 거립니다.
자잘한 단점들은 장점으로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 좋은 쉘터입니다.
가격도 적당하고, 품질과 마감도 괜찮습니다.
솔캠용이나 텐트와 결합해서 거실용으로 쓰려는 분에게는 강추입니다.
다만 여름철에는 햇볕에 대한 대비를 좀 해야 합니다.
코로나19 빨리 끝나서 빨리 벨라를 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