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싱폰 2a 구매 및 짧은 사용기 - nothing phone 2a
전화기가 소위 딸피 증상을 보이면서 배터리 지속 시간이 줄어든게 느껴지고 앱이 점점 느려지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6년이나 쓴 갤럭시 S9을 보내줄때가 다가오고 있는걸 알았는데, 애정이 식어서인지 운동할 때 주머니에 넣은 전화기가 날아가면서 자갈밭에 찍히면서 액정에서 유리 가루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운동하다 떨군 이력이 있어서 여기저기 금이 간 상태였는데 결정타를 입었습니다.
유리 조각이 떨어지는 위치에 아프리카 대륙이 생겨나면서 더는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서 급하게 스마트폰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낫싱폰 2a 예약 구매를 할 때 크림에서 사은품 챙겨준다길래 구매를 하려고 했는데 밍기적 거리다 기회를 놓쳤습니다.
외산폰을 써본 경험이 있어서 마음에 드는 케이스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걸 알아서 케이스 번들로 줄 때 살걸 하는 후회를 했지만 정확하게는 할인 구매를 놓친게 더 아까웠습니다.
공홈은 할인이 아얘 없고, 구입하고 싶었던 12G 램 모델은 초기 품절 후에 재입고가 안되서 그냥 신뢰의 갤럭시 S22 울트라 중고를 사는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서 당근을 기웃거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액정이 박살이 나는 사고가 터졌습니다.
S22 울트라도 가격대가 그렇게 싸지는 않아서 급하게 중가폰을 검색하는데 11번가에서 10% 할인이 떠있는 낫싱폰 2a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공식판매처라는 A/S센터인지 아닌지 애매한 폰 판매점에서 올린 것이었습니다.
A/S랑 케이스는 반쯤 포기하고 사야하는 것이어서 원래 사려고 했던 12G/256G 밀크 색상은 포기했습니다. 정확하게는 품절이어서 그냥 포기하고 더 저렴한 8G/128G 크림으로 그냥 주문을 했습니다.
전화기 유리가 바스러지고 있어서 간신히 버티는 중이라 미련 없이 갈아타기로 하고 그냥 결제를 했습니다.
결제하고 전화기 받는 시점에 배송이 가능한 낫싱폰 2a 케이스를 수배했습니다.
케이스라고 해봐야 정신나간 가격에 판매하는 공식 클리어 케이스와 공식 케이스랑 똑같지만 호환 클리어 케이스, 그리고 테두리가 검은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검은 테두리 케이스를 구매했는데 구매 대행이면서 아닌척 사기를 치는 판매자 때문에 결국 케이스는 하루가 더 걸려서 당일 발송되는 것으로 재구매를 했습니다. 케이스는 현재 시점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아얘 없어서 공식 케이스 포함 3-4가지 정도가 전부입니다.
필요한 카드 케이스는 아마도 영영 못사게 될 건 알고 구입한 것이어서 일반 케이스 끼우고 맥세이프 호환 카드 지갑 케이스를 구입해서 붙이는 것으로 타협을 했습니다.
배송은 주문 하루만에 왔습니다.
구입전에 유튜브에서 리뷰를 좀 봤습니다.
해외 유튜버들은 가성비나 꽤 괜찮은 성능과 카메라, 그리고 배터리 타임을 장점으로 리뷰를 하는데, 국내 유튜버들은 기계적인거 좋아하는 특이 취향이나 관종폰?쯤으로 주로 리뷰를 했습니다.
외관이 좀 특이해서이기도 한거겠지만, 어차피 케이스 끼우고 지갑 붙일거라 드러낼일 도 없어서 저한테는 무의미였습니다.
제일 중요한게 일반 앱 성능과 배터리폰이었습니다.
6년이나 쓴 갤럭시 S9의 불만이 그 두가지였고, 노안이 오는지 화면이 작아서 왠지 눈이 더 침침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게임을 거의 안하기 때문에 플래그쉽의 고성능 AP는 사실 무쓸모입니다. 사용앱 개수가 많아서 메모리 용량이 큰걸 원했지만 그냥 8G에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첫인상과 디스플레이
중급폰이어서 소재나 마감이 고급스럽지는 않습니다. 포장재는 그냥 그런 중가폰 포장입니다. 디자인을 특색있게 만들어서 싸보이지 않는 정도입니다.
후면 카메라 눈알 디자인을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미는듯한데 요즘 카메라 디자인 추세와는 달라서 어색하기도 하고, 로봇 머리를 형상화 한 것 같아서 귀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전화기 재질은 고릴라 글래스인 전면을 제외하면 전부 플라스틱입니다. 막싸보이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크게 고급스럽지도 않습니다.
디스플레이는 120Hz OLED인데 중급기에서 많이 채용하는 사양정도입니다. 컬러 밸런스도 괜찮고 시인성도 좋았습니다.
낫싱폰의 시그니처인 후면 디자인과 글리프는 유튜브에서 많이 봐서 그다지 신박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후면 글리프 라이트는 다 꺼버릴 거여서 처음에 알림 테스트하면서 본게 마지막입니다.
버튼이 많이 가볍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구분감은 있는데 써봤던 전화기 중에서는 역대급으로 가벼왔습니다. 케이스 끼우고 버튼감은 적당해져서 불만은 없습니다.
성능
벤치마크는 뭐 인터넷에 널려 있으니 따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디멘시티 7200 Pro 칩인데 디멘시티 7200침과 거의 같습니다. 새로 나오는 갤럭시 A35의 엑시노스 1380보다는 빠르고, A55의 엑시노스 1480보다는 느린 중급기용 칩입니다.
게임을 제외하면 성능은 인상적입니다. 전체적으로 빠릿빠릿하고, 주로 사용하는 앱들 열 몇개 돌려가면서 띄워도 버벅임 없이 잘 동작합니다.
6년이나 된 전화기를 쓰다 새 전화기를 쓰니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조금 있습니다.
갤럭시 S9에서 쿠팡 주문을 하면 은행 앱 알림이 오고, 문자 출금 안내가 이어서 오고, 조금 있다 이메일 수신앱에서 주문 메일 알림이 옵니다. 램 부족으로 앱이 밀려나서 이메일 알림이 가끔은 안오거나 한참 후에 오기도 합니다.
전화기를 바꾸고 한 첫 신기한 경험이 은행 앱, 문자, 이메일이 결제와 동시에 한꺼번에 날아옵니다. 원래 이래야 하는건데 전화기가 느리다보니 처리 속도가 느린데다, 일부 앱이 메모리 부족으로 죽으면서 아얘 백그라운드 작업이 안되던 현상이 없어졌습니다.
사용하는 앱을 다 띄우고 나서 사용한 물리 메모리는 대략 4.8G였습니다. 이정도면 뭐 굳이 12G까지 살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순정 안드로이드에 가깝다보니 불필요하게 로딩되는 앱도 없고 쾌적하게 동작합니다.
인터페이스
안드로이드 레퍼런스에 낫싱의 모노 UI를 입혔는데 저는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일단 국내용 앱들 대다수가 낫싱의 모노 아이콘이 적용이 안되서 알록달록 얼룩말이 됩니다.
낫싱 아이콘이 적용된 앱 아이콘들이 컬러 아이콘에 파뭍혀서 구분이 잘 안됩니다. 낫싱폰 영상이나 리뷰어들의 수박 겉핧기 영상에서는 그럴듯해보였지만 현실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AI로 생성한다는 어색한 배경 이미지도 실제로 쓰면 산만해서 별로입니다. 결국 배터리 절약에 도움이 되는 검은색으로 바꿨습니다. 조금 심심하지만 배경 화면은 나중에 바꾸기로 했습니다.
UI 애니메이션은 삼성의 OneUI보다 애니메이션 주기가 조금 짧은 느낌입니다. 덕분에 더 빠릿빠릿하게 반응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설정이나 사용 인터페이스는 안드로이드의 레퍼런스입니다. 특별히 다른점은 없는데 삼성폰 UI에 너무 절여져 있어서인지 조금 불편합니다.
며칠 적응했는데도 설정 기능 하나 찾으려면 아직도 여기저기 뒤적거리는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설정항목이 맥락없이 엉뚱한데 들어있기도 하고, 삼성폰처럼 필요한 기능을 검색으로 빠르게 찾을 수 있지도 않습니다.
조금 더 사용하면서 적응을 하는 수밖에 없으므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 외에는 크게 불편하거나 한 점은 없고 꽤나 쾌적했습니다.
배터리
5000mAh 배터리는 생각보다 더 넉넉하고 오래갑니다. 대기상태로 3일 반정도 찍히고, 실제로 며칠 써본결과, 게임 안하고 일상적인 용도로 쓰면 이틀 정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배터리 조루 전화기를 오래 쓰면서 스트레스를 좀 받았던지라 배터리 오래가는 전화기쓰는게 신선합니다.
충전속도는 45w를 지원하는데 대략 1시간이면 거의 완충됩니다.
A35가 25w 충전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준수하지만 중국 브랜드 중급기 이상은 대부분 45w 이상 지원을 해서 그렇게 감동적인 수준까지는 아닙니다.
카메라
센서는 중급기 평균 카메라 성능입니다. 무난한 중급기 센서이고,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 평균 정도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삼성이나 주요 중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중급기에 메인 카메라 광각에 초광각+매크로 센서를 조합해서 3카메라를 많이 쓰는데, 낫싱폰 2a는 장난감 수준인 매크로를 없애는 대신 초광각에 50MP 센서를 넣어서 쓸만한 카메라 두 개로 조합을 했습니다.
며칠 써본 결과 센서 크기나 해상력을 기준으로 특별한 경우 아니면 12M으로 쓰는게 이미지 용량도 덜 차지하고 더 나았습니다. 50M로 찍으면 이미지 자체는 커지지만 해상력이나 이미지 품질이 극적으로 나아지지는 않았습니다.
픽셀 수가 늘어난만큼 세세한 묘사는 조금 더 좋아지지만, 이미지가 약간 어둡게 나오는 단점이 있어서 크게 메리트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며칠 쓰면서 카메라로 이것 저것 찍어봤는데 카메라 기능이 근본적인 문제가 두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 사진을 찍으면 최소 1~2초 후처리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촬영 후 사진을 확인하려고 갤러리로 넘어가면 처리중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이미지가 블러처리되서 촬영한 이미지를 확인할 없는 잠김 상태가 됩니다.
더 큰 문제는 HDR을 최대한으로 켜서 HDR ULTRA를 적용하고 50M 사진을 찍으면 이미지 후처리에 최대 5초까지도 걸립니다.
옛날 스마트폰에서도 못보던 후처리 지연인데, 카메라 소프트웨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구형인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폰에서도 못보던 문제여서 최적화 문제이거나 카메라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두 번째, HDR을 켜고 초광각 사진을 찍으면 주변부에 고스트 이미지 현상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카메라 후처리 소프트웨어의 문제이고, HDR을 켜고 찍은 초광각 사진은 주변부 고스트로 거의 사용 불가능입니다.
최신 업데이트인 2.5.4.a 적용한 상태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일상적으로 쓰는데는 별 문제 없지만 HDR은
카메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앞으로 크게 개선이 되어야 쓸만한 카메라가 될 것 같습니다. 개발 리소스에 한계가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삼성폰같은 완성도를 기대한 것은 아닙니다.
결론
자잘한 문제가 있지만 중급기로는 준수한 사양과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38만원짜리 중급기라고 하기에는 만족도가 꽤 높았습니다.
A/S를 반쯤 포기하고 케이스 부족을 감수할 수 있으면 가성비는 최고인 폰입니다.
아! 전화벨 소리도 포기해야 합니다. 뒷면이 로보트 컨셉이라는걸 벨소리 세팅하면서 알았습니다. 남한테 들려주기에는 많이 부끄러운 벨소리만 들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