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에서 셀프호스팅 고스트 블로그로 이전한 후기
생각보다 이전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려서 이제서야 후기를 쓰게되었습니다.
티스토리 이전을 생각하는 분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해서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호스팅 서버
셀프호스팅을 하기로 하고 최소 사양 가상 서버를 임대했습니다.
현재 블로그가 돌고 있는 환경입니다.
1코어(리얼코어 2쓰레드), 램 2G, 25G SSD 입니다.
단독 서버로는 최소 사양쯤에 해당되고, 고스트로 블로그를 돌리는데 필요한 정도입니다. 이정도 사양으로도 티스토리에서 발생하던 방문자 트래픽은 충분히 커버하는 상태입니다.
트래픽이 조금 더 늘면 사양을 한단계 올려서 2코어에 4G램으로 업글 예정입니다.
OS는 우분투 22.04입니다. 오래전부터 우분투 계열을 써왔어서 센토스 계열보다는 더 친숙하고 개인적으로 선호해서 우분투 서버로 했습니다.
CMS 선택
CMS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워드프레스가 친숙하고 좋기는한데,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꽤 오래 써오기는 했는데, 쓸때마다 뭔가 너저분하고 무겁습니다.
최대한 블로그 운영에 최적화되서 가볍고 간결했으면 좋겠어서 고스트로 선택했습니다.
고스트는 처음 사용합니다.
블로그 서비스나 워드프레스 류의 CMS가 기능이나 설정이 다들 대동소이해서 환경 구성에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아마 저같은 개발자가 아니라면 그냥 관리형 워드프레스 호스팅이 모든면에서 더 나은 선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스트의 최대 장점은 "빠르다"입니다. SEO도 잘되어 있어서 별다르게 최적화에 손을 대지 않은 상태임에도 구글 인덱싱도 잘되고 있고, 결과도 좋습니다.
수치적인 것을 제외해도 페이지 로딩 속도가 티스토리 때와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쾌적하고 빠릅니다.
고스트 초기 설정
설정하면서 두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nginx에서 걸렸습니다.
웹서버를 고스트의 설정 문서에서 추천하는 nginx로 올렸습니다. nginx에서 프록시로 고스트로 연결하는 구조인데, nginx의 프록시 설정을 할 때 고스트랑 연결하는 환경설정 구성을 못찾아서 조금 헤맸습니다.
검색해서 대충 감으로 때려맞춰서 프록시 연결까지했습니다. 프록시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고스트의 로컬 URL이 2368포트로 연결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도메인 연결이었습니다. .dev 도메인을 처음 사용해서 몰랐는데, .dev 도메인은 구글이 관리하고 있어서 https 연결을 강제합니다. 웹 브라우저에서 접속하면 무조건 https로 리다이렉트가 되기 때문에 nginx에서 ssl 인증서를 올리지 않으면 사이트가 정상적으로 접속되지 않습니다. 계속 https 연결로 리다이렉트를 합니다.
인증서는 무료 인증서인 Let's encrypt로 했습니다. ssl 인증서 받고, 자동 갱신까지 되게 설정한후 nginx에 올리니 그때서야 블로그가 온전하게 표시되었습니다.
테마는 고스트가 기본 제공하는 몇 가지 무료 테마중에 저널이라는 무료 테마로 했습니다. 텍스트 중심 테마여서 가볍고 피쳐 이미지 신경을 안써도 되서 선택했습니다.
피쳐 이미지는 테마를 커스터마이징해서 표시되게 할 예정인데, 일단 밀려있는 글들부터 모두 올리고 나서 스킨 커스터마이징을 하려고 합니다.
티스토리 글 포팅
많이 힘들었습니다.
파이썬으로 백업받은 글을 고스트로 올려주는 툴을 공개해주신 분이 있는데, 기능이 원하는 만큼 안되었습니다. 단순히 백업받은 티스토리 글과 이미지를 올려주는 것이어서 티스토리의 HTML 태그 기반 글이 정상적으로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고스트는 마크다운 기반이기 때문에 HTML로 작성한 컨텐츠의 수 많은 데코레이션 내용들이 모두 사라집니다.
최대한 수정할 수 있는 부분들을 수작업을 하지 않고 배치 처리를 하고 싶어서 node.js로 포팅 툴을 짰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수작업으로 올리나 툴을 짜서 포팅을 하나 시간 차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마무리를 하는데까지 일주일 가까이 걸렸습니다.
글 갯수가 많기도 했고, 티스토리의 에디터가 생성하는 HTML 내용 구조가 그렇게 깨끗하지도 않고 지저분하다보니 배치 툴로 내용을 일괄 정리하는데 시간을 꽤 잡아먹었습니다.
마크다운에서 지원하지 않는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나머지는 배치 툴로 검색해서 수정이 필요한 글들만 검색해서 수작업으로 나머지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나마 이미지 업로드와 연결은 제작한 툴로 깨끗하게 해결이 되서 그나마 힘든 노가다를 하지 않아도 된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었습니다.
검색 연결
블로그 구성이 대충 완료되고 바로 검색 엔진 등록, 애널리틱스 구성을 했습니다. 애드센스는 트래픽이 어느정도 안정화되면 신청하려고 보류해 두었습니다.
티스토리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이어서 티스토리 스킨을 날리고 새 도메인으로 리다이렉트를 걸었습니다.
티스토리 글 URL을 숫자 기반으로 운영을 해왔어서 고스트로 포팅을 할 때도 같은 글은 같은 하위 URL이 되도록 구성했습니다. 애초에 호스트만 바꿔서 리다이렉트가 되도록 하는게 목표여서 고스트로 블로그 설정을 하기전에 이게 가능한지부터 확인을 했습니다.
유입의 대부분을 구글 검색에 의존하고 있어서 티스토리로 들어오는 유입을 모두 리다이렉트를 걸어서 새 도메인의 같은 하위 URL로 가도록 했습니다.
덕분에 검색을 통해 들어오는 방문자는 정확하게 새 블로그의 같은 글로 가고 있어서 트래픽 감소나 이슈 없이 자연스럽게 이전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습니다.
구글 검색 인덱스 생성이 완료되고 검색 순위가 어느정도 유지되면 티스토리 리다이렉트를 끊고 티스토리 계정을 삭제할 예정이입니다.
글이 많아서 새 인덱스 생성에 두 주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뒤에 애드센스 신청을 하면 모든 이전이 끝나게 됩니다.
이전한 후기
힘들었지만, 큰 문제 없이 이전이 완료되면서 한시름을 놓은 상태입니다.
두달 좀 넘게 티스토리 블로그 댓글을 닫고 한숨을 쉬면서 그냥 블로그를 접을까도 고민을 했습니다. 그 사이에 방문자를 더 늘릴 수 있는 네이버 이전도 한번 생각해보고 그랬습니다.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닌데, 생각보다 부드럽게 넘어가고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입니다.
최근 몇일은 밀려있던 글을 올리면서 마크다운의 제약에 맞춰 글을 쓰느라고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기술문서 작성할 때는 마크다운으로 작성하는게 별로 불편하지 않았는데, 블로그 글에 마크다운을 쓰려고 하니 티스토리 시절의 HTML 에디터에 있던 화려한 기능들이 자꾸 생각납니다.
컨텐츠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차라리 이쪽이 더 나은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습니다.
작지만 매달 호스팅 비용이 나가는 것도 신경이 쓰인다면 쓰입니다.
빨리 애드센스 붙여서 호스팅 비용을 까야한다는 뭐 그런 자본주의적인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티스토리와는 완전히 이별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나중에 티스토리 환경에 좋아져도 돌아갈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티스토리 서비스
아마 티스토리에 대해서 언급하는 마지막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티스토리에서 애드센스로 돈벌이를 하던 블로거들 상당수가 외부로 블로그를 이전했습니다. 돈벌이가 된다는건 트래픽이 어느정도 이상 나는 블로그라는 뜻입니다. 이런 블로그들이 사라지면 티스토리 유저 풀이 줄고 방문자도 더 줄어들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 작년 카카오 IDC 화재 이후 애드센스 수익이 절반이 되었고, 그 후에 카카오가 수익을 가져가는 애드센스 키를 추가로 심은 후 다시 1/4 ~ 1/5로 수익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대략 10% 미만으로 애드센스 수익이 줄어들었습니다. 작년 IDC 화재 전을 기준으로 하면 대략 7% 정도로 줄었습니다.
다른 티스토리 블로그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거나 겪게될 것입니다.
그리고 돈벌이는 블로그 방문자들한테 구걸해서 알아서 하라는 이상한 후원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애드센스를 남겨놓고 후원 시스템을 추가해도 플랫폼 유저풀이 유지될까 말까인데 나갈 사람은 빨리 빨리 나가라고 등을 떠다 밀었습니다.
카카오TV 때도 똑같은 짓을 하는걸 봐서 당장 수익이 안되면 이용자들을 내보내는 짓이 뭐 그렇게 새삼스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한숨이 나올 뿐...
애드센스 수익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애드센스를 고려하는 블로그 플랫폼으로서 티스토리 블로그는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현재 기준으로는 차라리 네이버 블로그가 광고 수익이 더 많이 나오는 정도입니다.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뉴비들은 여전히 유입이 되고 있습니다. 애드센스 심사 힘들게 받아서 하루에 백원 이백원 광고 수익 발생하는게 몇 달이 되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질문을 하게 될 겁니다.
아직은 티스토리 이탈이 크게 눈에 띄지 않고 있지만, 티스토리에 글 올려봐야 애드센스 수익이 안나는게 알려지면 이탈이 급속도로 많아질 겁니다.
물론 티스토리에 애드센스로 돈벌이를 하는 돈독오른 저같은 블로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글 쓰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껴서 광고없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도 많이 있고, 애드센스 아니어도 다양한 수익원을 발굴하는 능력자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중요한건 그게 아니라 플랫폼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글을 쓰는 소위 가치있는 글을 쓰는 애드센스에 의지하는 블로거들 상당수가 이탈하게 될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쓸만한 컨텐츠가 줄어들면 방문자가 줄어들고, 유저풀이 줄어들면서 변두리 플랫폼으로 서서히 밀려나게 됩니다. 그렇게 다음 카페, 다음 블로그, 카카오TV가 사라졌습니다.
카카오의 텍스트 플랫폼이 하나로 합쳐졌기 때문에 카카오에서는 마지막 남은 텍스트 기반 서비스가 스토리입니다.
검색 서비스의 근간인 텍스트 컨텐츠 서비스를 모두 죽여서 다음 검색에서는 노출할 검색 결과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메인에 어거지로 노출했던 뷰 서비스를 보고 저는 이꼴이 날지 사실 어느정도 예상을 했습니다. 삽질도 그런 삽질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텍스트 기반 서비스 플랫폼이 어떠해야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유저풀을 유지하는게 왜 중요하고 어떻게 해야 유저풀을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전혀 없는게 현재의 카카오입니다.
그 결과가 현재의 애드센스 수익 약탈과 새로 도입한 후원시스템입니다.
구독과 후원
문화적으로 사회적으로 동양권 문화, 특히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구독과 후원이 굉장히 인색합니다. 실시간 방송도 그렇고, 텍스트 기반의 플랫폼도 그렇습니다.
영어권, 특히 북미권과 비교할 때 컨텐츠 제작자에게 후원, 또는 구독을 하는 비율이 절반이하 실제로는 1/3~1/4 수준인게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결국 철수를 하지만 글로벌 플랫폼이었던 트위치에서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들의 평균적인 통계가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후원이든 구독이든 구독 경제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은 애드센스로 발생하는 수익보다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애드센스 수익이 영어권보다 평균적으로 낮은데도 그러한데 후원과 구독을 기반으로 하는 블로그 서비스에 양질의 컨텐츠가 계속 유지될리가 없습니다.
결국 팬심을 만드는 아주 극소수 블로그를 제외하고 나머지 블로그들은 후원 수익이 없어도 되는 무료 블로그 플랫폼을 찾는 블로거들에게나 의미가 있는 플랫폼으로 남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하는 블로그 서비스가 스킨으로 원하는 모양으로 디자인할 수 있고 무료로 운영되는 블로그 서비스를 찾는거라면 티스토리는 괜찮은 서비스입니다.
다만, 내가 애드센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광고가 표시될 수도 있다는 점은 감안을 해야 합니다.
구독과 후원으로 블로그 수익이 그래도 조금은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티스토리 블로그를 생각하고 있다면, 미안하지만 그건 망상이라고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미 몇년전부터 페이트리온(Patreon)이나 바이미어커피(Buy me a coffee)같은 구독/후원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붙여서 수익을 창출하려는 블로그가 더러 있었습니다. 외국 서비스이니 거부감이 있거나 결제의 불편함 같은 장벽이 있는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컨텐츠 제작자나 블로거에게 후원을 하는 방식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 많이 낯설어합니다.
익숙해질테니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말은 블로거들 다 떠나고 이미 플랫폼이 망한뒤에나 그 때가 올 것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국내에서 텍스트 기반의 서비스로 수익을 만들고 싶으면 사실상 애드센스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아니면 네이버를 통해 적은 광고 수입과 광고성 글로 플러스 수익을 얻는 인플루언서 활동을 해야 합니다.